자립적인 백세 인생을 위하여
식품영양학과
양은주 교수

백세인이 많은 장수마을의 노인은 어떤 점이 다를까?초고령 사회에 직면하여백세인생을어떻게준비해야할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2세이며, 남자 79세, 여자 85세이다. 그러나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65세에 불과하여 건강하지 않게 살아야 되는 기간이 17년이나 되며, 이러한기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 모두보살핌의대상이아닌존재가치가있는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립적 백세 인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없을까?

세계적 장수마을인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의 바르바지아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섬의 오기미촌 지역의 장수노인들은 비교적 건강하고 치매가 적다고 한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스스로키운신선한식품으로전통식생활을유지하고, 많이 움직이며, 지역사회 교류가 활발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두 지역은 전혀 다른동 서양이다. 사르데냐 할머니가 서양의 할머니답게 큰골격과 근육을 유지하는 반면에 오키나와 할머니는 체격이 아주 작았다. 먹는 음식도 달랐다. 서양의 할머니는 밀가루와 감자, 토마토와 채소, 우유와 치즈, 올리브유, 약간의 포도주, 그리고 가끔 고기를 먹는다고 하였으나, 동양의 할머니는 곡물을주식으로채소와해조류를주로먹고, 녹차, 콩, 삶은 돼지고기를 자주 먹는다고 하였다.

샤르데냐 섬이 비교적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식생활을보존하고 있는 반면 오키나와는 일본의 패전 후 미군 주둔으로 인해 급격하게 식생활이 변한 곳이다.

오키나와 북부 지역에 위치한 오기미촌은 1993년에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세계최고의장수마을 로인정받은곳이다. 필자는오기미촌을방문하기위해올해1월초오키나와에갔었는데, 막상오키나와에도착해보니곳곳에눈에띈것은 스테이크맛집 이었다. 1945년부터미군이주둔하면서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의 전통적 식생활과는전혀 다른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사,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를섭취하였고, 일본고유반찬에도햄을사용하였다. 오키나와는 더 이상 일본의 장수지역이 아니었다.

현재 일본의 최고 장수지역은 나가노 지역이라고 한다. 나가노 현이 주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오키나와 현은 일본 내에서 65세 미만 사망률 1위, 건강수명 최하위 지역으로 변했다.

물론 오키나와지역이갑자기단명지역이된것은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건강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오키나와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고, 오히려 만성퇴행성 질환이 증가하여 의료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상대적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주둔 전에 오기미촌에서 태어나 전통적인 생활방식을유지하고있는70세이후의노인들은여전히건강하고 장수비율이 높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스즈키박사는 오기미촌의 장수요인을 식생활, 운동, 자조(자립정신, 삶의 의미), 공조(상호부조, 협력)라고 하였다. 또오기미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Ikigai(존재의 이유, 삶의 가치)와 Moai(사회적지지, 평생 친구, 그룹 활동)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품앗이가 이와 비슷한 활동일 것이다.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립하는 생활을유지했던 생활방식이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형성하여함께 행복하고 의지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늙고 병들었을 때 요양시설을 찾는 것이 아니라 건강할 때부터 지역단위 중심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서로 돌보는 시스템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식생활은 세계적인 건강 식사로 소개될만큼우수한식사이다. 가공식품보다는신선한식품으로 건강하게 조리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삶의 보람을 찾고자 노력하며이웃과함께하는생활부터실천해보면어떨까? 국가적책임을기대하며지금할수있는일을미루기 보다는 오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보자. 나의 자립적인 백세 인생을 위하여….